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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린 성 아프라(St. Afra)교회의 문

[마이센]  독일 동아시아선교회 컨퍼런스, 9월30-10월2일까지 개최

오늘은 개천절(開天節) 하늘이 열린 날이다. 기원전 2333년 겨레의 조상 단군이 고조선을 세움으로 우리 민족 최초의 나라를 세운 이 날을 우리 선조들은 하늘이 ‘열렸다’고 표현하였다.

독일에서 사역하는 한국인 목사인 내게 오늘은 분단되었던 동·서독이 통일을 이룬지 23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우리 민족이 처음으로 나라를 세운 개천절인 1990년 10월 3일, 독일민족은 분단 45 년 만에 통일독일을 이룬다.

흔히들 동·서 독일의 통일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동·서 베를린을 가르던 베를린장벽 위에 사람들이 올라가 함성을 지르며 독일민족의 애욕과 영광이 깃든 브란덴부르크문(Brandenburger Tor)이 다시 열린 것을 기뻐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문(門)은 잠시 잠겨 있다가도 그 본연의 기능은 열려 있어 사람들이 왕래하는 데에 있다. 건물 내부와 외부, 건물과 건물간의 두 세계를 연결(Verbindung)하는 데에 문의 기능이 있는 것이다.

며칠 전 9월 30일(월)-10월 2일(수), 구동독지역 드레스덴 인근의 마이센(Meißen)에 위치한 작센주교회 연수원(Evangelische Akademie)에서 열린 독일 동아시아선교회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독일 동아시아선교회는 동아시아지역의 4개국 즉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선교를 수행하는 선교단체이다.
1884년 최초 해외선교회로 출발해 1929년부터 본격적으로 동아시아지역의 선교를 전담해오다 제 2차 대전 후인 1952년 독일 동아시아선교회(DOAM, Deutsche Ostasienmission)로 출범하면서 독일개신교회 동아시아지역선교 공식창구 역할을 해오고 있다.

컨퍼런스 프로그램의 주된 내용은 중국, 일본, 한국의 상황을 분석하며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미 민족교회로 독립한 선교지의 교회들과 독일교회가 어떻게 연대하고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였다.

개신교선교연대(EMS) 총무 위르겐 라이켈목사(Pfr. Jürgen. Reichel)의 주제강연은 아시아 4개국의 격변의 현대사 속에서 개혁세력으로서 시민사회그룹의 역할을 수행함으로 과거 아시아의 근대화에 기여한 기독교가 현재와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담고 있었다.

그리고 1899년 독일개신교회 중국선교사로 파송되어 20여 년간 칭따오와 상하이에서 사역한 리하르트 빌헬름(Richard Wilhelm)선교사의 일대기와 그의 중국문화 연구업적을 재조명한 필름시청은 참석자 모두에게 감동과 도전, 독일(유럽)교회의 재부흥과 선교회복에 대한 의지를 충전해주는 시간이었다. 이 순서는 한국선교사(선교협력자)로 9년간 사역한 개신교선교연대 루츠 드레셔(Lutz Drescher) 동아시아국장이 인도하였다.

선교컨퍼런스가 개최된 연수원 건물이 예전에 어거스틴수도회의 성 아프라 수도원(St.-Afra-Klosterhof)을 개축한 시설이라 그런지 다른 지역의 연수원들에 비해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였다.

컨퍼런스 기간 중 아침, 저녁으로 기도회가 열린 바바라예배당(Barbara Kapelle)은 본래 성 아프라교회 부속 수도원 기도처로서 984년 로마네스크양식으로 지어진후 1209년-1220년 초기고딕양식으로 중건된 이래 1539년 마이센 지역의 종교개혁을 거쳐 지난 1000 여 년간 카톨릭과 개신교 성도들의 경건과 기도가 배여 있는 곳이다.
그런데 수도원 예배당 한쪽 면에 위치한 성 아프라교회로 들어가는 문에 특이한 내용의 문구가 적혀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성 아프라교회(St. Afra Kirche)와 (그 부속건물인) 수도원의 명상길(Kreuzgang) 사이의 이 문은 1945년 이후 막혀 있었다. 2003년 이후 이 문은 다시 연결되었다”
구동독시절 공산정권은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교회의 저항에 부딪혀 성 아프라교회 건물 본체는 그대로 남겨두고 그에 부속된 수도원은 강제 수용하여 당원들의 이념교육을 위한 시설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 기간 중 교회와 수도원을 연결하는 이 문은 굳게 폐쇄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1990년 통독이후 작센주교회에 의해 공산당 교육원이 개신교 연수원으로 대대적으로 보수, 정비됨으로 마침내 2003년 다시 두 공간을 연결하는 문의 기능을 회복한 것이다.

이 문구 위에는 “볼지어다 내가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계 3:8a)는 성경구절이 함께 적혀 있었다.

1989년 10월, 라이프찌히 니콜라이교회 월요기도회에서 시작된 라이프찌히 자유운동은 처음에는 정부에 저항해 “우리가 바로 (당신들이 말하는) 인민이다”(Wir sind das Volk)는 구호로 시작되었다가 점차 전국각지로 파급되어 “우리는 하나의 민족이다”(Wir sind ein Volk)는 구호로 바뀜으로 결국 베를린장벽의 붕괴(1989), 동·서독의 정치적 통일(1990)을 이루어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과 냉전체제의 해체 등 국제정세의 변화와 역학관계에서 기인하였지만 이 모든 것을 주관하신 역사의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독일민족의 통일이 이루어졌음을 계시록 3:8 말씀에 의해 신앙고백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감리교 유럽지방은 2010년 6월 25일(금) 통독 20주년,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한반도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국제포럼- 화해자로서의 교회의 역할’ 이라는 행사를 한국과 독일, 미국과 영국의 교회지도자들과 이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가진 적이 있다.

그 당시 포럼자료집 표지에 한반도 휴전선에 십자가를 통해 하늘로부터 비쳐지는 빛이 임하는 도상을 게재하였다. 이것은 독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통일을 이루기에 어려운 조건을 지닌 우리 민족의 역사와 상황 속에 하나님의 개입하심의 간구와 민족분단의 아픔을 치유할 교회의 사명을 형상화 한 것 이다.

선교컨퍼런스에서 행해진 발제가운데 세계식량구호기구(World Food Aid) 북한지역 책임자로서 5년간 평양과 개성에서 식량증산개발과 긴급구호활동을 펼친 카린 얀쯔(Karin Janz)의 “다른 세계, 북한으로의 여행”(Eine Reise in eine andere Welt : Nordkorea)이라는 강연이 있었다.

북한에서의 구호활동을 사진자료와 함께 비교적 상세하게 보고한 그녀의 강연의 최종결론이 의미심장하다.
“저는 구호활동을 위해 북한에서 5년간 체류하였고 남한을 수차례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휴전선으로 분단된 남·북한 두 개의 사회는 완전히 이질적인 다른 사회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Menschen)은 이질적인 다른 점보다는 동일한 같은 점이 훨씬 더 많은 하나의 민족이었습니다.”

때로 우리의 눈으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더 제대로 볼 수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녀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70 여년 분단체제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질성을 더 많이 지닌 더도 덜도 말고 하나의 동족으로 보인 것이다.

독일 중동부지역의 작센주 마이센의 7개 언덕 중 하나에 세워진 성 아프라교회(St. Afra Kirche)는 1000 년의 세월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로마제국 디오클레티아누스황제 박해 때 순교한 성 아프라의 믿음을 후세에 전해왔다.

공산체제에 의해 지난 60 여 년간 인위적으로 막혀 있던 성 아프라교회의 문이 다시 열린 것처럼 반만년 한겨레를 이루고 살아온 우리 민족의 가슴에 피멍울을 드리우며 68년을 막아선 분단의 벽이 허물어져 문(門)이 다시 열리기를 하늘이 열리고(開天) 브란덴부르크의 문이 열린 이 날 막힌 담을 허시는 우리 주님(엡 2:14)께 기도드린다.
“볼지어다 내가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 (계 3:8a)
<유크=마이센/ 임재훈 객원기자(칼스루헤 벧엘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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