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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기행

천국의 비밀을 보여준 계시의 섬 밧모

 [그리스 역사 기행]  김수길 선교사/ 데살로니키

형벌과 유배를 멍에 진 인사들이 찾아들었던 그래서 버려진 섬이었으나 이제는 귀한 천국의 비밀을 간직한 동경의 섬이 된 밧모이다. 그러나 그 땅으로 가는 길은 그 옛날 로마 시대의 뱃길이나, 초고속 유람선이 취항하는 오늘이나 순탄치 않은 것 같다.

아테네 외곽 피레우스 항구에서 약 열 시간의 밤 바닷길을 쉬지 않고 달려간 10층 높이의 카 페리는 피곤한 닷 을 잠시 동안 바다에 내려놓는다. 밧모의 새벽은 배안에서 느끼지 못했던 심한 바람과 파도소리로 옷 입고, 하품 속에 묻혀있던 나그네의 남은 졸음을 순식간에 빼앗아가 버린다. 다시 보니 이곳은 망망한 바다에 떠있는 손바닥만한 땅이다.

섬의 남쪽에서 북쪽까지의 길이는 16 킬로미터인데, 동서의 폭은 너무도 불규칙하고 비좁아서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섬은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섬의 중심부에 위치한 스칼라 항구에서 요한 수도원을 지나는 폭은 1킬로미터가 되지 않는 작은 섬이다. 그러기에 바쁘지 않다면 걸어서 섬을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사도요한 당시의 이곳은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만이 유배되어 채석장에서 강제 노동으로 고통을 당해야만했던 것이다. 여름날에는 물이 귀한 탓에 심한 갈증으로 겨울날에는 가릴 것 없는 벌거벗은 섬이기에 유배된 죄수들과 이들을 지키는 로마군인 모두가 혹독한 추위에 떨어야 했다.

화산암으로 구성된 이곳은 약간의 밀과 포도정도가 재배될 뿐 다른 모든 물품은 외부에서 구입하여 사용하는 곳이다. 지금도 상주인구 약 2천 5백 명의 주민 대부분은 이곳을 찾는 순례자들이나 관광객을 상대로 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섬 중심에 있는 요한 수도원외 27개 크고 작은 수도원에 관련된 수도자들과 소수의 어부들이 전부이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요한수도원은 1088년 성 크리스토스 둘로스가 동로마 제국 황제의 승인을 받아 아르테미스 신전 터 위에다 세웠다. 요한 수도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수도원내부의 아이콘은 대부분 사도 요한의 사역과 생애에 대하여 그려져 있다. 오랜 시간이 흐름으로 인해 그림들의 색은 비록 흐려져 있지만 이곳이 사도요한의 신앙을 기리는 곳이기에 그의 신앙정신은 세월에 관계없이 지켜져 오고 있다.

요한 수도원에서 스칼라 항구로 내려오는 중턱에 사도 요한이 하나님으로부터 계시를 받은 요한 계시동굴이 있다. 동굴입구에는 요한이 계시를 받아 불러주는 것을 그대로 기록하는 요한의 신실한 제자 ‘푸로코로스’와 요한의 그림이 아름다운 모자이크로 붙어져 있다.

로마시대 채석장이었던 이곳은 동굴이라는 표현 보다는 깊게 페인 바위속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곳곳에 순례자들이 피워 놓은 향불과 촛불들이 동굴속의 모습을 여과 없이 비쳐주는 동굴 작은 예배 실에서 조용히 기도해 본다.

(마라나타 아멘 주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라고 외치는 노년의 사도 요한의 음성이 살아 울리는 것 같아 오랫동안 눈을 감지 못하고 다시금 눈이 뜨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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