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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와 츠빙글리의 성만찬 논쟁

[루터&종교개혁] 김현배 목사/ 베를린 비전교회

루터의 발자취를 따라(14)

분열은 엄청난 죄이다. 요한복음 17장에서 주님께서는 친히 교회의 이상을 설정해 놓으셨다. 주님의 십자가는 둘로 나누어진 것을 하나 되게 하셨다. 하지만 루터와 츠빙글리는 십자가의 성찬 문제로 인해 하나 되기는커녕 오히려 둘로 나뉘어져 버렸다. 전적으로 성찬식 문제 하나 때문에 일어났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픈 사건이었다….

1529년 마부르크 회의

슈파이어 제2차 제국의회에서 종교개혁이 더 이상 확산되지 못하도록 제동이 걸렸다. 루터의 종교개혁운동은 1521년 보름스 제국의회 이후 가장 위험한 시기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그 어느 때 보다 더 로마 가톨릭을 적으로 삼고 있는 프로테스탄트들의 연합과 협력이 절실히 요청되었다. 그 당시 독일과 스위스에서의 종교개혁운동은 근본적인 점에서는 일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떡과 포도주에 그리스도께서 실재로 임재 하신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의 견해 차이가 컸다. 그들은 회담 전 까지도 서신과 책을 통해 계속해서 논쟁해 오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성찬 문제를 둘러싸고 경건했던 두 사람이 3일간 대화와 토론을 전개했으나 좀처럼 견해차를 좁힐 수 없었다. 불붙은 그들의 논쟁에는 엄청난 시간과 정력이 소비되었다. 그것은 16세기 대부분의 개신교들 가운데 가장 큰 논쟁이 되기도 했다.

성찬에 대한 루터의 견해

문제의 핵심은 마태복음 26장 26절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것은 내 몸이다”(Hocest corpus meum)에 대한 해석 문제였다. 루터는 이 말씀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는 이것이 내 몸을 “나타낸다”라고 하지 않고, 성찬에 ‘그리스도가 임재하신다’고 생각했다. 즉 루터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실제로 성찬상의 떡과 포도주에 임재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신체적 임재를 주장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루터는 어디에나 계시는 그리스도의 편재성에 근거하여 실재론적 견지에서 자신의 실재 임재의 개념을 발전시켰다. 루터는 그리스도의 몸이 그 떡에 공존한다는 공재설(consubstantiation)을 믿었다.

사실 루터 입장에서 볼 때 떡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변한다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화체설을 반대한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1527년에 츠빙글리의 성만찬 견해를 반대하는 글을 썼던 루터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의 실재적 임재를 부정한 츠빙글리를 성례전의 능력을 부정하는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그는 츠빙글리의 추종자들과 칼빈도 공격했다. 그들에 대해 루터는 아주 과격한 말을 했다.

성찬에 대한 츠빙글리의 견해

주의 만찬에 대한 울리히 츠빙글리(Ulrich Zwingli, 1484-1531)의 견해는 떡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대한 상징이라는 것이다. 츠빙글리는 “이것이 내 몸이니라”고 하신 말씀은 “이것이 나의 몸을 의미 한다”라고 해석했다. 츠빙글리는 루터와는 달리 성찬의 떡은 단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난과 죽으심에 대한 회상이며, 갈보리에서 단번에 제물이 되신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즉 그는 상징설을 주장한 것이다.
츠빙글리에게 성찬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기념하는 것’이었고,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을 새롭게 하는 하나의 기념 예찬이었다. 그는 떡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구원사건을 상징할 뿐이지 더 이상 신비로운 사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츠빙글리는 그리스도의 몸이 떡과 포도주의 요소 속에 ‘육체로’ 임재 하신다는 루터의 견해를 비판하면서 루터가 아직까지도 로마 가톨릭의 미신적 잔재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라고 폄하했다.

두 사람의 주장은 ‘공재’와 ‘상징’의 대립으로 축약된다. 루터는 그리스도의 신체적 임재를 희생시킬 수 없었고 츠빙글리는 단지 이 견해를 수용할 수 없었다. 특히 스트라스부르의 종교개혁자 마틴 부처(Martin Butzer, 1491-1551)는 화해를 조정하고 나섰지만 그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견해를 양보하지 않았다. 이들 간의 상이한 견해 때문에 루터와 츠빙글리 양측은 결국 갈라지고 말았다. 또한 필립이 의도했던 로마 가톨릭 세력에 대항한 개신교 동맹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종교개혁자들 사이에 엄청난 토론을 이끌어 낸 주제, 성찬에 대한 뜨거운 논쟁은 마부르크 회담에서 이렇게 끝이 나고 말았다.

개신교의 분열

성경과 교회사는 하나같이 세례와 성찬이 매우 중요하다고 증언한다. 16세기에 가장 많은 양의 잉크가 필요했던 영역은 칭의 논쟁이 아니라 오히려 성찬에 관한 논쟁이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1529년 마부르크 회담은 루터교회와 개혁교회의 공식적인 충돌이라고 말해도 무방하지 않을 만큼 종교개혁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루터와 츠빙글리의 성찬론에 대한 신학적인 차이점은 결국 루터파와 칼빈주의자들과의 분리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루터를 중심으로 한 프로테스탄트 운동이 루터파(Lutheran)를, 츠빙글리와 칼빈을 중심으로 한 프로테스탄트 운동이 개혁파(Reformed)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 후 지금까지 루터파와 개혁파들의 성만찬에 대한 견해가 나누어진 것이다. 주의 성찬이 불화의 씨앗이 되었다.

좀 더 그들이 생명의 차원에서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다. 물론 진리와 비 진리는 서로 화해될 수 없다. 그런데 루터와 츠빙글리의 성찬 논쟁은 진리 안에서의 해석 문제였다. 결국 그들은 서로 다른 결론의 차이 때문에 결별했다. 사실상 이들 모두는 패배자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개신교회는 두 가지 전통, 즉 루터주의와 칼빈주의로 나뉘게 되었다. 교회 역사상 루터파와 개혁파 교회들 사이의 분열은 큰 아픔이다. 나중에 루터는 죽기 직전에 칼빈이 쓴 주님의 성만찬에 대한 짤막한 글을 읽어 보았다. 그것을 읽고 나서 루터는 멜란히톤에게 이 성례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너무 지나쳤다고 말했다. 마틴 로이드 존스는 그의 책 “청교도”에서 “루터파와 개혁파 사이의 분쟁이 로마 가톨릭의 모든 천둥 벼락이 합세한 것보다 더 큰 해를 참 종교에 끼쳤다”고 주장했다. 개신교가 지난 수 세기동안 분열된 채 남아 있게 된 일은 슬픈 일이다.

개신교의 분열이 오늘날 교회에 주는 교훈

물론 칼빈은 교리상으로 볼 때 큰 차이가 없는 루터파와 개혁파는 가능하다면 연합되고 일치된 교회를 이루어야 한다는 견해였다. 결국 칼빈은 루터와 츠빙글리의 견해를 종합하여 영적 임재설(spiritual presence)을 주장하여 양대 세력의 일치에 공헌하였다. 마부르크 회담이 열린지 약 450년이 지난 1973년, 스위스 로이엔베르크에서 만난 양 진영의 대표단이 만났다. 그들은 1529년 마부르크 회담 때에 서로 대립되었던 성찬론에 대한 신학적 갈등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 회의에서 성찬론의 경우 예수 그리스도의 임재방식에 대한 논쟁은 중지하고 성찬의 의미에 집중하자고 합의했다. 이 역사적인 선언문이 발표된 것을 ‘로이엔베르크 합의’(Leuenberg Agreement)라고 부른다.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그때 종교개혁자들의 합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건임에 틀림없다.

분열은 엄청난 죄이다. 요한복음 17장에서 주님께서는 친히 교회의 이상을 설정해 놓으셨다. 주님의 십자가는 둘로 나누어진 것을 하나 되게 하셨다. 하지만 루터와 츠빙글리는 십자가의 성찬 문제로 인해 하나 되기는커녕 오히려 둘로 나뉘어져 버렸다. 전적으로 성찬식 문제 하나 때문에 일어났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픈 사건이었다. 이 한 가지 때문에 프로테스탄트의 연합이 무산되었다. 그리고 성찬 때문에 경직되어 버렸다. 그것은 비극적인 일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교회 분쟁은 추태이다. 오늘 이 시대에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진리 안에서 서로 하나 되는 것이다. 프로테스탄트 복음주의 연합을 위한 불타는 열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 힘써야 할 부분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필자:김현배 목사<revivalk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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