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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국가의 정신(精神), 국가의 종교(宗敎), 국가의 역사(歷史)

[유럽에서 보는 유럽이야기]  김학우 목사

국기(國旗)는 한 나라의 대표적 상징으로 적어도 국가의 정신과 종교, 나아가 역사 등이 담겨 있다. 그러므로 국기는 한 나라를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다. 유럽을 비롯 세계 여러 나라는 3색으로 된 국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색 국기를 쓰고 있는 나라는 대략 41개국이지만, 두 색, 세 부분으로 된 국기까지 합치면 약 54개국에 이른다. 국기에 새긴 문양가운데, 별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별과 초승달이며, 마지막 십자가 순이다.  
 
국기(國旗)의 삼색, 국가의 정신과 이념을 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국기는 대부분 가로나 세로를 3등분 3색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을 프랑스어로 “세 개”라는 의미인 트리콜로(Tricolore)라고 부른다. 삼색은 일반적으로 빨강과 초록과 그리고 파랑이 가장 많지만, 노란색과 흰색, 검정색 등도 적지 않다. 삼색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 형성된 자유, 평등, 박애 정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절대왕정에 대항하여 일어난 프랑스혁명을 표상한 삼색기는 국민의 주권을 상징한다. 그런 점에서 유럽에서 절대왕조들이 붕괴되고 탄생된 시민국가의 국기 대부분은 프랑스 3색 기의 영향을 받아서 제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빨강색이라도 나라마다 그 의미는 다르다. 기독교를 상징하는 빨강, 이데올로기를 상징하는 빨강, 그리고 독립을 위해 흘렸던 투쟁의 피를 상징하는 등 색깔의 의미는 다양하다.  

프랑스의 삼색 국기는 1794년 재정한 것으로 지금껏 사용하고 있다. 그 중에 네덜란드 국기를 보면 “이것은 좀 심하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국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국기는 프랑스 삼색 국기를 옆으로 눕히면 된다. 그렇지만, 이것은 네덜란드를 모욕하는 것이다. 프랑스가 1789년 혁명 이후 1794년에 국기를 다시 수정할 때에 프랑스가 오히려 네덜란드 삼색 국기를 참고로 했기 때문이다. 1515년부터 스페인의 지배에 들어간 네덜란드는 1566년에 독립전쟁에 들어갔고, 스페인과의 지속된 30년 전쟁을 벌여 1648년 독립을 쟁취했다. 프랑스가 절대 왕정을 상대로 프랑스혁명을 일으킨 것이나 네덜란드의 삼색 국기를 모델로 삼은 것은 네덜란드가 프랑스보다 한발 앞서 독립을 쟁취했고, 그 독립 정신을 소중하게 여긴 탓 때문이다.

나아가 1991년에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러시아는 새로운 국기를 재정했다. 새로 만들었다고 하기보다는 1917년 러시아 제국이 혁명이전의 국기를 다시 사용한 것이다. 러시아 혁명이전 개혁가인 피터 대제는 17세기 말에 선진 유럽의 문물을 배우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암스텔담에 머물렀다. 러시아로 돌아온 피터 대제는 네덜란드 국기를 참고하여 러시아 국기를 만들게 되었다. 가로로 삼색인 러시아 국기는 위로부터 흰색, 파랑, 빨강으로, 네덜란드 국기의 맨 위에 있는 빨강을 맨 아래로, 파랑을 중간에, 그리고 흰색을 가장 위에 올려놓았다. 룩셈부르크 국기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네덜란드 국기와 혼돈하기 십상이다. 위에 있는 두 색이 똑같으며, 다만 네덜란드는 맨 아래 파랑색이 짙고, 룩셈부르크는 좀 연한 차이 밖에 없다.
 
국기(國旗)의 문양, 종교와 사상을 담고 있다.      
 
각 나라들이 국기에 가장 많이 새겨 놓은 문양은 대개 십자가와 초승달과 별, 그리고 태양이다. 국기에 십자가문양은 기독교 바탕위에 세워진 국가임을 말해준다. 유럽 국가의 국기에는 달이나 별이 그려진 국기는 전무하다. 중세기 십자군 전쟁 때 유럽제국은 달과 별을 상징으로 하는 오스만제국과 전쟁을 했기 때문이다.

대신 국기에 십자가 문양이 많이 등장한다. 십자가 국기나 문양은 국적을 구분하기 위해 십자군 원정에 동원된 군인은 물론, 깃발과 방패 등에 새겨졌다. 이후 자연스럽게 유럽 각국의 국기로 발전 되었다. 그리스,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아이슬란드, 영국, 핀란드, 마케도니아, 슬로바키아 등으로 이들 대부분은 중세 십자군 원정 시절의 동맹국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된 국기는 덴마크로, 1219년부터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덴마크 국기의 모양은 붉은 색 바탕에 흰색의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 이런 덴마크 국기는 십자군이 에스토니아군과 싸움에 나설 때 로마 교황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덴마크 국기의 모양과 색깔은 이후 유럽과 전 세계 여러 나라들에게 직,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나라는 노르딕 다섯 국가(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핀란드, 스웨덴)들로, 색깔만 서로 다를 뿐 십자가의 크기와 모양, 위치가 덴마크와 모두 동일하다.

반면 이슬람 국가 국기들의 공통점은 초승달과 별이 새겨져 있다. 십자군들이 방패와 갑옷, 깃발에 십자가를 새겼을 때에 이슬람은 모하멧이 최초로 계시를 받은 “초승달과 별”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국기에 초승달과 별을 처음으로 사용한 것은 오스만 제국이다. 이후 오스만 제국의 뒤를 이은 터키도 1936년부터 이 국기를 그대로 채택했다. 또 오스만 제국의 영향을 받은 알제리, 튀니지 등 북부 아프리카와 파키스탄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17개 나라들이 초승달과 별을 국기에 새겨 넣었다. 더운 대낮을 피해 달과 별을 지표로 삼아 사막을 이동하며 살아야 하는, 밤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적인 영향도 있지만, 달과 별은 이슬람국가임과 함께 형제 국임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많은 나라들이 국기에 별을 문양으로 새겨 넣고 있다. 중국과 북한 과거 공산국가와 사회주의 국가를 비롯 많은 나라들이 별을 선호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국기에 별을 새겨 넣은 나라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미국, 브라질이 가장 많은 별을 새겨 넣었다. 미국은 지금껏 국기를 28번이나 바꾼 역사가 있는데, 이것은 주가 분할될 때마다 국기를 고쳐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 아시아에서 부지런하여 아침을 소중히 여기는 나라들의 국기에는 태양이 들어 있다. 일본과 중화민국이 그렇고 한국이 그 범주에 속한다.
 
국기(國旗)의 도안, 국가의 역사를 담고 있다.
 
현재 영국은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옛 영국의 식민지였던 54개 국가들이 모여 영연방국가를 이루고 있다. 이들 대부분의 나라들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였지만, 17개 이상의 나라들이 아직까지 영국국기를 병기하고 있다. 사하라 사막 아래쪽에 있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국기 대부분은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크게 두 범주로 나뉜다. 영국으로부터 식민 지배를 받은 나라들과 프랑스로부터 식민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의 국기는 삼색인 공통점이 있지만 가로와 세로의 대조를 보이며, 색깔 또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을 제외하고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남아메리카는 1800년 초 나라마다 해방운동이 일어났다. 이들 중에 오늘날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파나마와 페루 일부를 포함한 누에바 그라나다는 1819-1823년 사이에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했다. 1819년 콜롬비아를 중심으로 미합중국을 본뜬 “그란(great) 콜롬비아”란 연합국을 출범시켰다. 오늘날 4개 나라의 국기는 놀랍게도 아래에서 빨강, 파랑, 노랑의 삼색으로 거의 똑같다. 스페인의 국기에서 따온 빨강과 중간색은 대서양을 상징하는 파랑, 그리고 맨 아래 색은 아메리카 대륙의 황금 땅을 상징하는 노랑을 형상화했다.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중앙아메리카 국기 또한 아주 비슷하다. 그리고 슬라브 민족을 대표하는 러시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국기는 위치만 다를 뿐 모두 빨강, 파랑, 흰색으로 되어 있어 쉽게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국기의 색깔과 문양 그리고 도안은 그 나라의 역사를 읽을 수 있는 교과서라 할만하다.

필자/김학우[kmadrid@hanmail.net]/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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