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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프랑스, 중산층의 위기가 곧 교회의 기회인가?

[포커싱프랑스] 채희석 목사/ 파리 모두 제자교회 <11회>

프랑스 사회 중산층의 위기 : 교회에게 기회인가 아니면 세속화 과정인가?

프랑스 개신교는 전환의 기로 위에 서 있다. 중산층의 위기로 요약된 사회적 변화가 오늘날 기독교에게 새로운 열린 기회가 될지, 아니면 단순히 세속화의 한 단면이 될 지는… 영적으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혁신적인 메시지를 그 시대에 전달한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 개신교는 지금 전환의 기로 위에 서 있다.

기독교 인구 중산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유럽사회를 종교사회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세속화>와 <탈기독교화>라는 단어로 그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그만큼 종교의 위상과 영향력이 일반 문화와 공공 사회와 시민의 삶 속에서 미약해 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는 경제 고속성장과 완전고용을 이루는 <영광스러운 30년>을 이루었지만, 동시에 세속화 과정이 가속되기도 했다. 그 결과 탈기독교가 심화되어 종교활동 자체를 포기하는 <무종교> 현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후, 최근 약 30년(1981년-2008년) 동안, <European Values Study>조사에 따르면, 무종교자 비율이 총 인구의 26.3%에서 50.2%로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천주교인 비중은 70.5%에서 41.6%로 격감하였지만, 개신교 비중은 1.0%에서 2.1%로 오히려 증가하였다. 개신교의 증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개혁교인, 루터교인 등 전통적 개신교인은 감소했지만, 프랑스개신교 인구의 1/3을 차지하는 복음주의교인의 꾸준한 성장이 전체 개신교인 증가를 이루는 추진 역할을 한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세속화와 관련 개신교 인구의 사회계층 분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종교개혁이 발생한 16세기 당시 프랑스 개신교는 개혁과 진보를 상징하였고, 과반수를 훨씬 넘는 교인이 중산층 내지는 그 이상의 사회계층이었던 것은 역사적 주지의 사실이다. 프랑스 개신교에 관한 최근 연구 <La Nouvelle France Protestante> (2011) 결과에 의하면, 21세기 현재에도 개신교인 중에는 중산층(약 30%) 또는 그 이상의 사회신분(약 10%)이 거의 40%에 해당하고 있어 중산층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그런데 2세기 전부터 유럽에서 시작된 세속화 현상은 먼저 지성인, 예술인을 비롯한 상류 계층에서 시작하여, 19세기 산업화 물결을 따라 노동자 계층이 영향을 받았고, 20세기엔 중산층 전반에 영향을 주게 되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기존 전통적인 개신교에서의 교인 감소 중에는 현재 프랑스가 겪고 있는 중산층의 위기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럼 중산층의 위기란 무엇인가? 주로 사회경제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전통 사회의 변혁 세력으로서 중산층
프랑스 한 사회학자의 연구 (Laurence Duboys Fresney, <Atlas des Français aujourd’hui>)에 따르면 오늘날 대부분(85%)의 프랑스인들은 어떤 특정한 사회계층에 속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추세는 사회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어, 결과적으로 과거 전통적 유산인 사회 계층간의 구별이 점점 모호해 지고 있다. 하지만 특정계층에 속해 있다고 생각하는 자 중에는, 본인이 중산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프랑스인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인 두 명 중 한 명은 스스로 중산층에 속한다고 간주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의 독특한 사회경제 요인에 의한 것으로, 중산층을 구성하는 계층이 교사, 자영업자, 봉급생활자 등 기존 중산층을 구축하고 있던 직업 종사자의 비율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층 또는 부유층에 속한다는 계층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노동자라 할 지라도 전문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자기 소유의 주택이 있거나, 자녀들이 최고학부 교육을 받고 있는 경우, 스스로 중산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즉 소득수준이나 직업 자체가 사회계층의 소속감을 더 이상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상관관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각 분야에서 지식이 진보되고, 인사관계에서 권위주위가 사라지면서 사회계층 간의 구분도 불투명해지고 있는 현상도 중산층의 증가의 요인이 되고 있다 (참고 Louis Chauvel, <Les Classes moyennes à la derive>).

이 점에서, 프랑스사회가 중산층으로 수렴되고 있는 현상은 앵글로 색슨 사회처럼 중산층이 경제의 주된 역할을 하며 자유주의 정책의 이념적 지지자가 되는 것과는 대조가 된다. 또 프랑스 사회가 중산층으로 수렴되는 것은, 독일의 중산층이 보수 성향의 정치사회 기조를 유지하고, 사회제도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과도 대조가 된다. 프랑스의 중산층 형성은 사회에 대한 보다 혁신적인 변화를 갈망하는 진보성 성향을 가진 사회운동의 성격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1968년 프랑스 사회운동은 기존 전통 체제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개혁의 의지를 보였고, 중산층은 이런 추세에 결부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프랑스에서는 20세기 초기부터 새로운 사회계층인 중산층의 출현이 가시화되었다.  본격적으로 소비사회로 진입하게 된 1945년-1975년간의 <영광스러운 30년> 동안에, 중산층은 정치,경제, 문화, 도시정책 등 사회의 주된 관심사가 되었다. 19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중산층은 사회의 주축을 이루며, 소득, 소비 및 교육 면에서 급속히 성장하는 선진사회의 모델이자 상징이 되었다. 이처럼 지난 한 세기 동안 프랑스 사회에서 중산층에 속한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 또는 사회 진보에 대한 낙관적인 갈망으로 간주되었다.

중산층의 사회적 대표성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중산층이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준다는 것은 옛말이 되고 말았다. 작금의 중산층은 더 이상 동일한 사회적 신분이나, 동일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앙리 망드라 (Henri Mendras) 사회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사회계급으로서의 중산층은 스스로 붕괴되고 있으며, 그 여파로 사회구조 전반에 영향을 주어 노동자계급과 지도자계급 등 사회주의가 부여했던 강한 의미의 계급 개념 자체도 사라지고 있다. 계급 간의 투쟁이 더 이상 없다면, 사회계층 간의 확연한 구별이 더 이상 필요하겠는가? 모든 사람들이 중산층이라면, 어느 누구도 중산층이 아닌 것이다”. 즉 사회정치적으로 중산층의 개념 자체를 정의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경제적인 차원에서 볼 때, 지난 30년간 프랑스 계층간 소득양극화는 꾸준하게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사실 1996년 이후 2004년도까지 매년 순소득이 평균 2% 증가함에 따라, 사회 모든 계층의 생활수준이 향상된 것이다. 논리적으로 사회의 양극화 해소방향은 사회의 중산층화를 장려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중산층 확대는 예상된 현상이며, 정책의 목표이기도 하였다. 문제는 저성장 안정세를 추구하는 유럽경제 체제에서, 중산층의 소득 증가(8%) 비율은 자산소득의 비중이 큰 고소득층(13%)이나 사회보장을 받는 저소득층(16%)에 비해 낮아 중산층의 단순한 양적 성장이 사회진보를 적절하게 반영해 주는 것이 더 이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사회의 핵심 계층이었던 중산층의 사회적 대표성이 흔들이고 있다. 더 나아가, 중산층 내부의 소득 수준의 차이, 직업의 다양성, 자녀교육비 한계 등이 중산층을 위한 일관된 정책을 수립하게 어렵게 만들고 있다.

표류하는 중산층의 위기
오늘날 프랑스를 위시한 대부분의 서구 유럽국가의 중산층은 전환점내지는 위기를 겪고 있다. 저성장 경제 체제 속에서 중산층을 위한 적절한 정부 정책의 실행이 어려워지고 있고, 소위 <탈권위주의>의 상징이기도 했던 중산층이 더 이상 그런 사회성 상징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 1960년대에 형성되기 시작한 프랑스의 중산층은 그 당시에 전통적 체제에 대한 도전과 변화를 추구한 세력이었다. 기존의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평등과 자유를 지향하는 새로운 사회문화 변혁을 시도하였다. 그리하여 프랑스 중산층은 이런 새로운 사회의 가치관과 생활양식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집단보다는 개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 철학을 잉태하기도 했다. 과거에 탈권위주의, 탈계급주의를 주장했던 중산층은 오늘날 프랑스 사회의 주축을 이루게 됨에 따라 나름대로 기득권층을 형성하게 셈이 된 것이다. 오늘날 젊은 세대나 서민층이 기존의 중산층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렇게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중산층이 추구하는 탈권위주의, 개인주의는 여전히 선호하지만,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나 서민층의 불만족을 채워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대가 만들어 놓은 자기당착적인 입장에 빠진 중산층은 어떤 의미에선 프랑스 사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 인구의 새로운 사회계층
일반사회와 기독교회에 영향을 주는 중산층의 위치와 존재는 각 나라의 사회적 배경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면, 남미 국가인 아르헨티나의 경우 중산층은 빈곤화 과정을 거치면서 서민층과 합세하여 상류 특권층에 저항하는 세력이 되었고 신흥 기독교 세력의 주축을 이루었다. 반면, 서유럽 국가 스웨덴에서 중산층은 사회의 주류로 기존 역사적 교회 (루터교회)를 지키고 보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중산층은 과거 국가교회(천주교)에 대한 개혁 세력이며, 자본주의 체제에서 진보 세력의 역할을 하며 미래 성장의 구심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프랑스 중산층은 수적으론 주류이지만 사회역할 면에서는 점점 한계적이 되고 있다. 이런 중산층의 사회 대표성 변화가 기독교 인구에 주는 영향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교회가 사회계층간에 발생하고 있는 변화를 읽고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적절히 대처한다는 것은 이론만큼 쉬운 일이 결코 아닐 것이다.

단 시회적 관점에서 프랑스 개신교 내부에 몇 가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교회일수록, 35세 미만의 젊은 층이 거의 1/3을 구성하고 있고, 사회계층 면에서 일반서민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이 개신교 교인이 개신교 교인의 거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La Nouvelle France Protestante>). 교회에 출석하는 소위 전통적인 중산층 교인의 수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새로운 세대와 시민 노동자 계층의 교인 수가 성장하고 있다. 또 하나의 다른 사회적 특징으로, 사실 프랑스의 개신교 인구의 약 60%는 과거 천주교회에 다녔던 자들이다. 이들은 제도권 교회의 전통보다는 개인적인 선택과 말씀에 기초한 신앙을 중요시 여기는 개신교, 특히 복음주의 교회에 보다 더 관심과 소속감을 표현하고 있다. 중산층이 추구해온 탈권위주의와 개인주의와 같은 경향이 종교적 선택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개신교인의 약 28%는 과거 “무종교자”에서 개신교인으로 변화된 것인데, 이처럼 높은 회심 비중은 지난 30여년 전부터 변화하는 사회경제 환경 속에서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 중산층 중에서 종교로 귀환하는 추세가 있지 않은가 추측해 본다.

우리는 초대교회 시절, 사도들과 그 계승자들이 영적으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혁신적인 메시지를 그 시대에 전달한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 개신교는 전환의 기로 위에 서 있다. 중산층의 위기로 요약된 사회적 변화가 오늘날 기독교에게 새로운 열린 기회가 될지, 아니면 단순히 세속화의 한 단면이 될 지는, 우리의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에 달려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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