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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의 눈물, 낙타의 눈물, 조개의 눈물

[유럽에서 보는 유럽이야기]  김학우 목사/ 마드리드 사랑의 교회 담임/ 88회

눈물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눈물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서양 문화권에서 “악어의 눈물”이란 말이 있다. 이는 위선적인 눈물을 뜻한다. 반면 낙타의 눈물은 차라리 새끼가 죽기를 바라는 마음을 극복한 모성애적인 눈물로 비유된다. 그리고 조개의 눈물은 한 인간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의 눈물로 상징된다. 그러기에 로마인들은 진주조개를 “얼어붙은 눈물”(Frozen Tears)이라고 부른다.

위선자의 눈물, 악어의 눈물

우리가 동물에서 유래된 용어들을 사용할 때가 많다. 어떤 사람을 향해 “곰과 같다.”라고 했을 때는 이는 “미련하다.”는 뜻이며, “여우같다.”라는 말은 “약삭빠르고 영리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악어의 눈물”이란 어떤 의미일까? “악어의 눈물”(crocodile tears)이란 일반적으로 거짓 또는 위선적인 눈물을 뜻한다.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에 입의 신경과 눈물샘의 신경이 같아서 먹이를 삼킬 때에 자연히 눈물을 분비한다. 이것은 슬퍼서가 아니라 신경조직에 의한 자연현상이다. 오늘날 “악어 눈물 증후군”이란 질병이 있다. 마치 악어가 먹이를 먹을 때처럼 침과 눈물을 함께 흘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1400년 영국의 작가 존 맨더빌이 그가 쓴 “항해의 노고”에서 처음으로 “악어의 눈물”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이후 셰익스피어의 작품, 오셀로, 헨리 6세, 안토니오와 클레오파트라 등에 등장되면서 지금껏 상용화되고 있다. 특히 “악어의 눈물”은 아일랜드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1854-1900)가 쓴 비극적인 희곡 “살로메”(Salome, 1891)에서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와일드가 쓴 “살로메”는 마태복음 14장 6-11절을 근거로 재구성하였지만 내용은 완전히 뒤바꾸었다. 마태의 기록대로라면 헤로디아(헤롯대왕의 손녀)가 세례요한에게 복수하고자 그의 딸을 시켜 요한의 목을 요구한다. 그런데 와일드는 요한의 목을 요구한 것이 헤로디아가 아니라 오히려 살로메가 요한의 목을 원했던 것으로 이야기를 뒤집었다. 살로메는 자신의 사랑을 거부한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의붓아버지 헤롯의 환심을 사기 위해 관능적인 춤을 추었다. 헤롯이 살로메에게 소원을 말했을 때 그녀는 요한의 목을 달라고 요구 했고, 은쟁반에 담아온 그의 머리를 받아 들고 입맞춤을 한다. 영국의 삽화가 “오브리 비어즐리”(1872-1898)는 “살로메”의 작품을 한 장의 그림에 담았다. 그는 살로메가 요한의 목을 손에 넣고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면서 겉으로는 가식적인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극적으로 연출시켰다. 이에 대해 에라스뮈스는 이것이 바로 “악어의 눈물”이라고 정의했다. “살로메”는 히브리어로 “샬롬”(평화)이란 이름이지만 불행하게도 그녀에게는 평화가 없었고, 그녀의 눈물은 평화를 가장한 위선적인 “악어의 눈물”이었다.

모성애의 눈물, 낙타의 눈물

사막과 유목민들에게 낙타는 유일무이한 이동수단이다. 낙타는 대략 400kg 이상의 짐을 싣고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400km 정도를 이동해 갈 수 있다. 호주 또한 개척시대 탐험대들은 말 대신 낙타에 의존했다. 호주 역사학자들은 낙타가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호주의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쟁에서 낙타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이며, 또한 실크로드 선상에서 사막의 동반자 역할을 했다. 낙타는 주거 생활에서 양질의 고기는 물론 풍부한 젖을 공급한다. 식용과 함께 수십 종류의 치즈를 만든다. 낙타 가죽은 텐트나 신발을 만들고, 털은 카펫이나 깔개로 사용한다. 심지어 낙타오줌은 여인들이 머리 감는 샴푸대용으로 사용한다. 낙타의 배설물은 말려서 훌륭한 연료로 쓴다. 유목민들에게 낙타는 한 마디로 필수불가결한 수단이자 집안에서 첫째 되는 보물이다. 이런 이유로, 집안에서 낙타가 새끼를 낳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없다.

2003년 몽골과 독일이 합작하여 “낙타의 눈물”이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공개한바 있다. 일반 다큐멘터리와 달리, 일체의 해설 없이 몽골 유목민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은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갈색 어미 낙타가 진통 끝에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흰 새끼 낙타를 낳았다. 그런데 어미 낙타는 새끼를 멀리한다. 새끼가 굶주려 죽게 될 때도 젖은 물론이고 가까이 오면 발로 차면서 얼씬도 못하게 한다. 주인은 물론 온 마을 사람들은 새끼를 멀리하는 어미 낙타의 마음을 돌리게 하려고 “마두금”이란 악기를 동원하여 연주를 한다. 이 때에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할머니가 악기에 맞추어 어미 낙타의 얼굴을 만지며 무슨 말로 궁시렁 거린다. “…낙타야! 너는 황량한 모래 바람 속에서 태어나 지금껏 죽을 고생하였는데, 너의 새끼마저 또 고통의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니? 차라리 네 새끼가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겠지! 너 마음을 안다. 너는 지금 예쁘고 튼튼한 새끼를 낳았구나! 참으로 대단한 일을 했단다.” [편집자 주] 할머니의 말이 끝나자 어미 낙타의 두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그렇게 눈물을 흘린 낙타는 모성애를 회복하고 비로소 새끼를 핥아주고 젖을 먹인다. 어미 낙타는 자기가 걸어온 길을 새끼가 또 다시 가야하는 것이 무서워 차라리 죽도록 내버려 두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낙타는 모성애를 가진 할머니와 마을 사람들의 위로를 통해 다시 모성애를 되찾고 회복된다.

영혼의 눈물, 진주조개의 눈물

역사상 가장 유명한 진주는 1513년 파나마 만에서 한 노예가 발견한 것으로, 스페인어로 “순교자”(라 페레그리나, la Peregrina)이다. 무게는 202.28그레인(50.6캐럿, 10.2g)으로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진주로 알려져 있다. 진주를 발견한 노예는 당시 스페인 왕 펠리페 2세에게 바쳤고, 노예는 그 보상으로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났다. 펠리페 2세는 결혼 선물로 그의 아내 메리 튜더에게 주었다. 당시 제작된 메리 여왕의 초상화에도 이 진주가 등장한다. 이후 진주는 스페인 마르가리타 여왕과 이사벨라 여왕, 그리고 나폴레옹 3세의 아들에게 넘겨졌다가 1969년 1월 영국의 배우 리처드 버턴(테일러의 다섯 번째 남편)이 경매에서 구입하여 당시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선물하게 된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리처드 버턴과 로마에서 영화 “클레오파트라”를 촬영하면서 사랑에 빠졌고 결혼하게 되었다. 그러나 테일러 사후 진주는 경매에 넘어가게 되었고, 경매로 인한 수익금 중 일부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에이즈 재단에 기부되었다.

진주는 인류가 일찍부터 사용해온 보석 중의 하나로 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하다. 진주는 비단 장신구뿐만 아니라 왕관이나 종교적으로 장식품으로 널리 사용해 왔다. 유럽의 풍습 가운데 시집가는 딸에게 엄마가 진주를 주는 전통이 있다. 진주는 “인어의 눈물”, “달의 눈물”이라고 하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아픔과 고통을 통해 탄생하는 보석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조개가 잠깐 입을 벌려 먹이를 찾는 동안 날카로운 모래알이 조갯살로 파고 들어온다. 그러면 조개는 자기 몸속에 들어온 모래에 대해 “네이커”라는 탄화칼슘을 분비시킨다. 그런데 조개가 자기 분비물로 모래알을 감싸지 못하면 죽게 되지만 고통과 아픔을 견디며 수천수만 번을 감싸는 동안 영롱한 진주가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진주는 결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진주는 고대 신화에서부터 자주 등장하며,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있는 보티첼리의 명화 “비너스의 탄생”(1485)에서 볼 수 있듯이 로마의 여신 비너스는 조개에서 탄생한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로마인들은 진주가 조개의 눈물의 결정체라고 믿었고, 중국인들은 진주를 “감추어진 영혼”이라고 부르며, 그리스인들은 번개가 바다로 들어갈 때만 진주가 만들어진다고 믿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오를 유혹할 때에 진주를 목에 걸었고, 알렉산더대왕이 인도를 정복할 때 인도 왕이 온 몸에 진주를 두르고 있는 것을 보고 더욱 정복욕에 불탔으며, 스페인 페르난도와 이사벨 왕은 콜럼버스에게 서인도 제도를 정복하고 돌아올 때 첫 번째로 가져오도록 요청한 것이 바로 진주였다. 무엇보다 진주는 성경에서 무척이나 귀하게 취급하고 있다. 천국에 있는 열두 문 모두가 진주로 만들어 졌음을 강조하고 있다. (계21:21)“그 열두 문은 열두 진주니 각 문마다 한 개의 진주로 되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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