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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시 해설 산책]  송광택 목사/ 출판평론가

나뭇잎 하나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을 본다

The leaves fall, fall as from afar,
as if withered in heavens distant gardens;
their falling is a sad sign.
And in the end earth itself will fall
from among the stars in space.
We all fall. This hand will fall.
And see the other: it is as the rest.
And yet there is one which these downfallen
infinitely, gently, holds in his hands…

가을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아슬한 곳에서 내려오는 양
하늘나라 먼 정원이 시든 양
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집니다.

그리하여 밤이 되면
무거운 대지가
온 별들로 부터
정적 속에 떨어집니다.

우리도 모두 떨어집니다.
여기 이 손도 떨어집니다.
그대여, 보시라. 다른 것들을
만상이 떨어지는 것을

하지만
그 어느 한 분이 있어
이 낙하(落下)를
무한히 다정한 손길로 어루만져주십니다.

16세기의 종교개혁자 장 칼뱅(John Calvin)에 따르면, 우연히 발생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개개의 사건들을 조정하시며 이 사건들은 모두가 하나님의 결정된 계획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확실한 명령이 없이는 한 방울의 비도 떨어질 수 없다고 칼뱅은 가르쳤다. 그는 태양이 떠오르는 것은 자연의 맹목적인 본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태양을 보면서 우리는 아버지되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새로이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릴케는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본다. 그 나뭇잎은 “하늘나라 먼 정원이 시든 양 / 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진다. 알고 보면 삼라만상 모든 것이 낙하한다. 생명 있는 모든 것은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다. 초목도 쇠락의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 시인은 낙하하는 나뭇잎을 보면서 일종의 허무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누군가가 이 낙하를 무한히 다정한 손길로 어루만져주신다. 신앙의 눈으로 다시 바라볼 때 시인은 만물 속에서 은총의 빛을 발견한다.

송광택 목사/
현)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www.bookleader.org) 대표/ (현) 시포커스(cfocus.co.kr) 독서정보 고정필자 등 독서지도 전문강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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