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세계관의 이해-1회

  • 06/05/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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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저널] 최용준 목사/ 한동대 교수

1. 세계관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는 다양한 세계관들이 있다. 이 세계관들은 우리가 의식하던, 그렇지 못하던 간에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본서에서는 현대 우리에게 직접,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세계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각 세계관의 장단점들을 분석하면서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더 나아가 단점들에 대한 대안도 모색해 보겠다. 먼저 세계관이란 무엇인지 알아보고 다음에는 올바른 세계관을 정립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아보겠다.
먼저 세계관이 무엇인지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 후 서양의 대표적인 세계관들로 기독교 세계관(Christian Worldview), 이신론(Deism), 자연주의(Naturalism), 허무주의(Nihilism), 실존주의(Existentialism), 마르크스주의(Marxism),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 뉴에이지(New Age) 등을 살펴보겠고 동양의 대표적인 세계관으로 이슬람(Islam), 힌두교(Hinduism), 불교(Buddhism) 및 유교(Confucianism)를 고찰하려고 한다.
본서는 한동대에서 필자가 수년간 ‘기독교와 현대사상’이라는 과목으로 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K-MOOC(Korea Massive Open Online Course) 교재로 개발되었다…<아헨에서 저자>

1-1. 세계관은 삶이다

먼저 ‘세계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 모든 인간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름대로 생각을 갖고 산다. 이 생각을 ‘세상을 바라보는 눈’ 또는 ‘세계관’이라고 한다. 삶의 전제, 지도, 안경 또는 참조틀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은 선천적으로 갖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이며 따라서 계속해서 형성되는 하나의 진행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세계관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우리는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세계관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 채 산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인생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관과 삶은 분리될 수 없다.

가령 네덜란드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물은 가장 친한 친구인 동시에 가장 무서운 적이다.” 저는 10년 가까이 네덜란드에 살면서 이 속담의 의미를 피부 깊숙이 느꼈다. 네덜란드는 대부분의 땅이 해수면보다 낮기 때문에 물 관리가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다. 네덜란드는 온 사방에 운하와 강 그리고 호수가 있어 네덜란드 사람들은 일단 물과 매우 친숙하다. 따라서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네 살만 되면 수영을 배운다. 물에 빠져도 언제나 헤엄쳐 나올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1953년 대홍수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뼈아픈 경험을 했기에 네덜란드는 철저한 공사를 통해 서남쪽 바다를 막는 델타 프로젝트를 완성하여 환경도 보호하면서 홍수의 위협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땅을 더 간척하기 위해 북쪽 바다도 막아 4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해 짠물의 바다를 민물의 호수인 아이슬미어(Ijsselmeer)로 만들었으며, 동시에 전국을 연결하는 운하들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 네덜란드 사람들의 세계관에 있어 물은 친한 ‘친구’인 동시에 항상 경계해야 할 ‘적’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고 수력공학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다른 예로는 언젠가 필자가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에 내린 적이 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다음과 같은 광고를 보았다.

“How the world sees you depends on how you see the world.” (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보는가는 당신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에 달려있다.)

저는 이것이 매우 세계관적인 광고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미국의 유명한 릭 워렌(Rick Warren) 목사는 Purpose-Driven Life(목적이 이끄는 삶)이라고 하는 그의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The way you see your life shapes your life.” (당신이 당신의 삶을 보는 방식이 당신의 삶을 결정한다.)

가령 히드로 공항의 광고는 이런 그림도 보여주고 있었다. 같은 사람의 머리를 보면서도 어떤 사람은 하나의 헤어스타일이라고 해석하고 다른 사람은 군인으로 이해하며 심지어 어떤 분들은 생존자로 보기도 한다. 아마도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아가 한국 사람은 이 분을 스님으로 볼 수도 있고 또 다른 어떤 분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사람을 보고 이해하는 것도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광고인데 이런 그림도 있었다. 같은 그림을 두고 해석이 정반대인 것이다. 가령 피사의 사탑을 보면서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고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장 불완전한 건축물로 이해하는 분들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얼굴과 팔이 없는 조각품을 보면서도 가장 완전한 예술품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장 불완전한 작품으로 이해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세상은 전혀 다르게 보이다. 마치 빨간색 선 글래스를 끼면 세상이 모두 빨간 색으로 보이고 파란 색 안경을 착용하면 온 세상은 파랗게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나아가 같은 공간에서 살아도 전혀 다른 세계관이 충돌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서부개척 당시, 원주민들에게는 땅을 정복한다거나 판매한다는 개념이 전혀 없었다. 그들은 땅이 자신들의 생활 터전이고 땅과 하나라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척자들의 세계관에 의하면 땅은 정복 대상이었고 따라서 원주민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했다. 이와 같이 세계관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며 전혀 다른 두 세계관이 부딪칠 경우 심각한 문제를 낳기도 한다.

세상에는 세계관을 일관성 있게 정립하여 그 세계관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혼돈스러운 세계관을 가지고 있거나 자신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세계관이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세계관, 인생관 또는 가치관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하나의 전제 조건이 되는 동시에 삶을 이끌고 가는 하나의 동인(動因)이자 비전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세계관은 대부분 선천적으로 가지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배워 습득하게 된다. 사람이 선천적으로 똑똑하고 지혜롭고 건강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어떤 방향과 목적으로 사용하는가는 그 사람의 세계관이 어떻게 서 있느냐가 결정하며, 그러한 세계관은 그가 살아가면서 점진적으로 체계가 세워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세계관을 바로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다. 나아가 자신의 세계관이 왜 옳은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관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제임스 사이어(James W. Sire)의 말처럼 “우리가 진정 지적으로 충분히 의식적이라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세계관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세계관도 알고 있어야 한다. 수많은 세계관들 중에서 어떤 것이 우리의 세계관이고 왜 옳은지도 말이다.”1

왜냐하면 자신의 세계관과 다른 세계관들을 검토하지 않고 사는 삶(unexamined life)은 자칫 헛된 삶으로 끝나기 쉽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던 세계관이 결국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고 자신의 남은 삶이 얼마 남지 않음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절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각주

1) James W. Sire, The Universe Next Door: A Basic World View Catalog, Downers Grove: InterVarsity Press, 1988. p.1. 김헌수 역, 『기독교와 현대사상』 서울: IVP,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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