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마음

  • 06/03/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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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손기성 목사/ 처치클리닉 대표 

어느 여자분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클리닉이지요? 제가 문의할 게 있어 전화를 드렸습니다.” 하시면서 말을 이어가십니다. 언니가 계시는데 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우울 중세에 조증까지 있는 듯하다시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홀로 계실 때는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생이 찾아가야 좀 이야기도 하고 움직이지, 말도 없고 이래서 쓰러지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말하기 쉽지 않은 가정사를 들려주신 것이 감사해서 몇 마디를 전해드렸습니다.

 ‘작지만 건강한 교회’로 세워져 가는 방향성 소중…

죄송하지만 전화를 받는 저는 처치클리닉의 목사입니다. 처치클리닉은 작은 교회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서로 세워갈 수 있는 관계가 되도록 돕는 기관입니다”라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얼마나 미안해하시든지요. 그러시면서 클리닉이라 해서 전화를 드렸노라고 하십니다. 난 이렇게 조언을 드렸습니다. “전화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요즘 현대인들에게 우울증과 조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증상입니다. 조기 은퇴가 많은 요즘은 특히 더 그렇겠지요, 또 이민 사회에서 고립된 생활은 더더욱 그런 증상이 나타나기 쉬운 환경입니다. 그러니 부끄러워하시고 감출 일도 아니고 가까운 상담소나 관계 기관을 찾아가셔서 상담을 꼭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지역적으로나 교회에서 이런 분들을 위해 함께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그런 곳에도 참여해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라고 말입니다.

교회도 이런 모습이 있습니다. 작은 교회라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닌데 은근히 감추려는 모습 말입니다. 여기에는 목사이든 평신도이든 예외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교회 규모가 생길 때까지 교회 개척했다는 말을 숨기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도 갑니다. 이러다가 교회 유지가 힘들어 없어지면 그거 부끄러워 어쩌냐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감추고 숨긴다고 원하는 것처럼 좋아질 것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작은 것을 부끄러워하기보다 당당하게 드러내고, 같은 길을 걷는 목회자들과 교류하며 서로의 필요와 고통을 함께 나누면 훨씬 더 ‘작지만 건강한 교회’로 세워져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처치클리닉’이 지역의 작은 교회와 기관사역(Para Church) 운동을 하시는 분들의 필요를 연결하는 ‘허브(Hub)’로서의 역할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상한 것이, 약한 것이, 작은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감추고 싶은 마음이 정말 부끄러운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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