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대가 교회에 존재 의미를 묻다

  • 17/0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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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 221호/  이창배 대표의 이달을 여는 창 [영상 칼럼]

자그마한 변화 속 새로운 일상의 시작…

이 시대 교회가 필요하다면, 그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묻는다면, 우리가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진정 교회가, 이 시대를 구원할 방주로, 그 준비가 됐는가를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본 다음에야, 답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순절 성령강림 주일과 함께 6월이 시작됐다. 사위는 어느새 짙푸러진 나뭇잎과 따가운 햇살로 여름이 시작 됐음을 알리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쾨테대학교의 리트베르크 캠퍼스의 곁에 있는 편집실 창밖으로는 제법 넓은 공터가 보인다. 이른 아침이면 이 공터에는 어김없이 들 토끼 가족이 모여 제 집 안마당 인양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사람 인적이 끊기는 주말이 되면 마음껏 뛰노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낀다. 주차 구역을 구분해 놓은 경계 부분에는 나지막한 나무 숲이 형성되어 있는데, 아마도 이곳에 집을 마련해 놓은 것 같다.

시간이 조금 흘러보니, 한 주먹 크기나 될까, 새끼들이 서너 마리 늘어나고, 크고 작고한 야생 토끼들이 3대는 족히 이룬 듯, 이곳에 자리를 잡고 사는가 싶다. 마침 우한 폐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될 수 있으면 집 밖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동안 아침저녁으로 이들을 보는 게 어느새 맛이 들렸는가 싶다. 날마다 잠 깨고 일어나 창밖이 밝아 올라치면 창의 커튼을 거두고 유심히 마당을 내려다보게 된다. 인적이 드물어지는 저녁에도 마찬가지이고, 일을 하다가도 창밖을 내다보며, 행여 밖에 나와 있는지를 보고자 하는 게 삶의 한 부분이 된 것이다. 사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어느새 우리 가족이 모두 그렇게 토끼를 보는 게 좋아졌다. 이도 우리 가족에겐 새로운 일상이 됐던가 싶다.

하지만 6월이 시작되면서, 지난 두 달 동안 날마다 텅 비었던 주차장으로 하나둘 자동차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집 주위의 주차장도 거의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직장과 연구소 직원들이 재택 근무가 끝나고 직장과 연구실로 복귀를 한 모양이다. 지난 두 주 전부터는 아파트 입구에 있는 헬스클럽이 다시 문을 열게 되면서 주위 자동차 주차장 공간이 항시 가득 차,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다시 주차할 일을 걱정할 정도가 됐으니 만큼 인적이 드물었던 캠퍼스로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많아진 것을 보면서, 어느새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들 토끼 무리가 걱정이 된다. 얘들은 어떻게 하지? 어디로 집을 옮길 수 있을까?

 

들 토끼들도 귀하거늘 하물며 사람은?

지난 2월말 경부터 급속히 확산되는 코로나 펜데믹 사태가 언제 종식될는지 기대와 바램은 큰데 반해서 누그러지는 속도는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 그나마 유럽지역, 여기 독일에서는 18만 명을 넘어선 상태에서 머물러 있고, 사망자 수는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통계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중남미, 남미, 아프리카 등지의 제 3 세계권으로 번져나가며 연일 그 증가세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심히 우려가 된다. 이들 지역으로 우한 코로나가 확산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의료 수준이나, 시설, 질병 대처 방법이 선진국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현지 상황에 비춰, 얼마나 많은 인명피해가 나올까 심히 염려스럽다.

보고된 선교사의 한 리포트에 따르면, 재미교포 출신의 A선교사는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이키토스까지 비행기로 2시간 이동한 뒤, 차로 2시간 달려야 나오는 아마존 강의 시작점 나우타 마을에서 사역 중이다. 그런데 최근 A선교사 부부가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렇지만 그들이 사역하고 있는 나우타는 제대로 된 의료 시설이 없다. 한국인 동료 선교사들이 병원이 있는 리마로 나올 것을 권했지만, 그는 “선교지를 지키겠다”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사실 폐루의 수도 리마에 가도 의료시스템이 취약해 적절한 치료를 받기는 힘든 지경이다. 5월 30일(현지시간) 현재 페루의 코로나 19 누적 확진자는 14만 8285명이다. 아마존강 상류 원주민 중 80%가 우한 폐렴에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한국위기관리재단에 따르면 세계 도처에서 특히, 오지에서 사역 중인 한국 선교사들이 감염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곳들이야말로 첨단의 과학시설이나, 의료장비, 치료약 등 그 어떤 인명 구조를 위한 구급 장치가 없기에 감염병이 퍼져나가면 막을 도리가 없다고 하니, 우리는 더욱 절실히 두 손 모아 기도를 해야 한다. 적어도 이 신문을 보고, 읽는 우리들은 참 감사해야 한다. 어쩌면 사치스러운 정도로 삶을 향유하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모른다.

창밖에서 뛰노는 야생 들 토끼 무리를 보면서 마음을 쓰면서, 하나님의 같은 피조물임에도 불구하고 타민족, 타문화권이라는 이유로,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살과도 같은 이 처참한 상황에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닫고, 내가 처한 일이 아니니까 하면서 애써 모른 척 하는 것이나 아닐까 하는 두려운 마음도 든다.
우리가 할 회개의 목록은 무엇인가?

이런 마음일까, 본지의 28-29면에 올린 임현수 목사의 묵상의 글이 그랬다. 동토의 땅 북한에 억류되어 3년여를 감옥생활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막힌 교회당 사용 문제로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없는 것이나, 의료 시설과 구급약과 구호 인력이 갖춰져 만에 하나라도 위급상황에 대처할만한 환경에 살면서도 불만족해 하는 것이나, 좋은 자동차, 좋은 집, 좋은 가전제품 두루 갖추고 살면서도 더 좋은 것으로 채우고 싶어 끝없는 욕심을 부리는 것이나 모두 하나님 앞에 회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우한 폐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가져온 것이, 모두에게는 최악의 어렵고 힘든 상황을 떠올리게 하고, 두렵게 하고, 몸을 도사리게 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준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경제 손실을 감수하면서 공공 활동, 경제 활동을 멈춰야 했다. 그리하고도 어쩔 수 없이 3십 여 만 명의 인명이 희생됐고, 앞으로 또 얼마를 더 잃게 될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추게 될까? 분명한 점은 ‘아니다’ 이다. 어쩌면 이번에 겪은 일은 앞으로 다가설 더 큰 재앙에 대한 예고편이라는 의견도 분분하다.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이 세계적인 염병의 재앙을 통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모두가 자기만의 울타리에 둘러싸여 내 문제에 깊이 빠진다면, 일종의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하겠다. 그래서 오늘 내가 당면한 문제와 더불어 전 세계에 불고 있는 이 우환이 어떻게 연결이 됐는지를 살피고, 근원적인 문제 접근을 이루는 일이라 본다. 결국, 우리는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어야 하고, 두 손을 들어야 한다.

그 원점에 길을 찾으려는 노력을 쏟아야 할 때이다. 이 시대 교회가 필요하다면, 그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묻는다면, 우리가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진정 교회가, 이 시대를 구원할 방주로, 그 준비가 됐는가를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본 다음에야, 답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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