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물] 빛은 그를 외면하지 않았다-2회

  • 06/0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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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토리] “굶주림보다 더 큰 목마름” 속편/ 편저자 박상원 목사/ 기드온동족선교회

“굶주림보다 더 큰 목마름” 속편 (연재) …

본 연재물은 북한선교를 하고있는 기드온 동족선교회 대표 박상원 목사가 제공했습니다. 어느 탈북자로부터 건네받은 간증 스토리를 책으로 출판한 원고입니다. 또한 이 내용은 곧, 영화로도 제작되어 배포할 예정으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유크 독자들에게 많은 은혜와 감동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편집자주>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젊은 나날

학급에서 대장노릇을 해야 하겠는데 대장님이라는 것이 공부를 전혀 모르는 깡통이 되면 저 놈들이 나를 얕잡아 볼 수 있으니 대장님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각오로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런데 유감스러운 것은 우리 학급에 두 명의 경쟁자가 있었다. 리길남, 차영희라는 동창생들이 시험을 보면 나보다 성적이 더 높곤 했다. 문제는 시험 때가 아니라 평상시 수업시간이었다. 왜냐하면 시험 때는 몇 달에 한 번이지만 매일매일 숙제 검열 때 있게 될 선생님들의 칭찬이 내가 아니라 길남이나 영희에게 향할 때 금방 화가 치밀어 오르곤 했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그들이 숙제를 하면 먼저 나에게 검열 받을 것을 강요했다.

만약 그들이 나보다 더 잘했을 때에는 야단을 쳤고 심지어는 매까지 들었다. 나의 이 황당한 행위 때문에 그들은 의도적으로 한 두 문제씩 틀리게 쓰곤 했다. 만약 일이 있어서 나에게 먼저 숙제 검열을 받지 못했을 때에는 선생님에게 숙제를 못했다고 해야 했다. 왜냐하면 숙제를 하고도 못했다고 해야 나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생님에게만 숙제를 검열 받고 나에게는 받지 않았다가는 그 후한이 참기 어려운 고역이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선생님에게서 꾸지람을 듣는 편이 그들에게는 훨씬 더 마음 편했을 것이다. 이 고약하고 질투심 많은 나의 심성 때문에 그들은 발휘할 수 있는 실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차츰 실력이 떨어지더니 결국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그런데 유감스러운 것은 이들의 실력이 뒤쳐지는 것에 대해 내가 죄의식으로 자책해야 마땅하겠으나 오히려 쾌락을 느끼고 승리감에 취해 뿌듯해 했다는 것이다. 남을 멸망시키고 쾌락을 느꼈던 나의 못된 심성은 인간에 대한 증오심을 불러일으키는 불씨로 자리 잡았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나중에 신앙심을 갖고 그 일을 곰곰히 생각해 보니, 참으로 큰 잘못을 그들에게 했다는 마음이 들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 남에게 고통을 주는 일은 정말로 해서는 안될 일이다….

내가 가장 씻을 수 없는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스승들의 충고를 우습게 여기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다는 것이다. 내 마음에 맞지 않으면 그가 누구이든 간에 아무리 좋은 소리를 한다 해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의 첫 스승이었던 수복 선생님은 나의 이 고약한 성미를 간파하셨는지 내 눈길이 선생님에게 집중되지 않을 경우에는 모든 설명을 중단하곤 하셨다. 왜냐하면 내가 스승의 말씀을 수긍할 경우에는 스승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딴청을 부렸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필요 없다는 것을 선생님께서는 아셨던 것이다. 나의 이러한 심리를 간파한 선생님께서는 나의 이 성격상 특징을 잘 활용해 나에게 학급 장을 맡기셨다.

집에서는 이것도 축하할 일이나 되는 듯 파티까지 열어 주셨다. 아버지는 뭐니 뭐니 해도 우리 막내가 제일이라며 내가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때 나의 마음이 어떠했었는지 나는 표현할 수가 없다. 이것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안게 된 사회적 책임이었다. 52명의 학생들을 선생의 대리인으로써 관리해야 했다. 아침에 학교로 데려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매 시간마다 선생님께 인사시키는 것. 수업이 끝날 때와 시작될 때 “차렷! 경례!” 하는 나의 구령에 따라 52명의 학생들은 선생님을 향하여 가볍게 목례를 했다.

그리고 수업시간에는 모든 학생들이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남을 억압하는 기질이 탁월한 나의 못된 마음은 학생들을 다루는데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내 생각에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장난에 팔려 있다거나 선생님의 지적을 받기라도 한 학생들은 그날은 진땀을 빼는 날이 되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리 반 학생들은 선생님보다 나를 더 무서워했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말로 잘 타이르지만 나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학생들을 꼼짝 못하게 다뤘기 때문이다. 충고 후에 엄포, 엄포 후에는 광포. 아이들을 이런 식으로 다루다보니 재수 없게 걸린 학생들은 입술이며 코피 터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두 세 번의 주먹질, 악을 품고 대들면 무릎을 꿇을 때까지 몰아세우는 나의 악질적인 행동은 급우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왜냐하면 쥐도 막다른 궁지에 몰리게 되면 고양이를 물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내가 대하는 학생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었다. 그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반항하기 시작했다.

억압하는 자와 억압을 당하는 자 간에 갈등이 초래된 것이다. 나는 그런 사태를 겪으며 독불장군은 없다는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았다. 그리고 이 학생들이 연합하여 공격하면 나는 하루아침에 바보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래서 나는 믿음직한 동무들을 나의 주위에 세웠다. 그 계획이 62년도 생들 모집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62년도 생은 훌륭한 기질의 소유자들이며 가장 으뜸가는 속성을 가진 학생들이었다. 나는62년도 생들을 건드릴 자가 세상에 없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공언했다.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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