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감성의 시대가 왔다

  • 04/05/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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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크시론 220호]  이창배 발행인

2020-05월호 사설

미래가 불확실한 가운데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맞닥뜨리게 됐다. 사실상 목회 사역이 미디어로 확장이 되어야 할 필연적인 이유를 만들어준 계기는 바로 우한 폐렴 사태이다. 뜻하지 않게 이런 일로 전 세계적인 대변화가 시작된 것이고 보면, 하나님의 뜻이 어디로 향하고 계시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이런 길을 가야하고, 가야만 한다. 결국 영적 감성의 시대를 맞이했다. 영적 감화와 감동 없이 이 메마른 시대, 사이버 공간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겠는가? 기도할 때이다.

4월의 마지막 날이다. 곧, 5월이 시작되면서 뭔가 소망을 줄 만한 좋은 기운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마저 든다. 어쩜 그저 막연한 기대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마음만이라도 그런 생각을 해본다. 그만큼 절실한 것인가? 그렇다. 지난 두어 달을 자가 격리 상태로 살아보니 마음이 간절해진 탓이다.
오늘은 비가 온다. 온종일, 찌뿌둥하게 흐린 날씨로 이어오다가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빗소리가 들린다. 조금 있다가 제법 세찬 빗방울이 창문을 때린다. 그래서 잠깐이지만 창문에 바싹 몸을 밀착해가면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이 신기하고, 물방울을 튀기는 모양이 사뭇 즐겁다. 집 앞 주차구역에 세워놓은 자동차가 한결 깨끗해진 것 같다. 봄 내내 꽃가루와 먼지로 싸였을 차의 표면이 산뜻해진 게 눈에 들어온다. 사물이 신선해졌다.
사실 올해 3월과 4월 내내 왜 이리 날씨가 좋던지. 예년 같으면 이맘때 쯤에, 햇빛을 본다는 게 정말로 흔치 않았던 기억이 대부분이다. 늘 흐리고 비바람 불고, 나뭇가지에 새싹이 터지고 꽃이 피기까지 그리 좋은 날씨로 호락호락 봄을 반긴 적은 별로 없었던 기억이 내 마음속 깊이 새겨졌나 싶다. 그런데 정작 중국발 코로나 펜데믹 상황으로 집 밖으로 외출 자체가 어려운 올해가 되고 보니 연일 햇빛이 가득하고 맑고 푸른 하늘, 초록빛이 완연한 날이 근 한 달을 이어졌으니 말이다.
마침 집을 옮긴 이 지역이 프랑크푸르트 시 외곽이라서인지 조금만 동네를 벗어나면 전원이 펼쳐진다. 우정이라도 생필품을 사기 위해 슈퍼에 갈 일이 있으면 프랑크푸르트 시내로 가기보다 들판을 가로질러 조금 떨어진 이웃 도시인 오버우어젤의 마켓에 다녀오곤 한다. 그때마다 확 펼쳐진 들녘, 가까이 보이는 타우너스 산맥의 이어진 산줄기를 보는 것이 얼마나 평화롭고 푸르던지 마음도 한결 정화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항상 좁은 실내에서 생활하다가 시야가 확 트인 벌판을 드라이브할 수 있다는 것도 사실 은혜이다. 하지만 정말로 감사한 일, 진지하게 느낄 수 있는 그 은혜는 그 동안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던 자연과 사물에서 살포시 마음에 젖어드는 감성에서 묻어 나왔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아마도 5월부터는 예배가 강제적 중지상태에서 자율적인 모임 형태로 풀리게 된다. 그 사회적 질서의 책임 주체가 교회가 되는 것이다. 가령 사회적 거리 두기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한 사람당 사방 1.5m에서 2m 정도의 간격 유지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오스트리아의 예를 든다면 한 사람당 20qm을 유지해야만 된다. 평소에 100명 규모로 예배를 드려온 공간으로 볼 때, 동일한 장소에 20명 전후만이 참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런 상태로 언제까지 갈 텐가? 기약이 없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종식된다는 전제를 달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된다. 여전히 사람과 사람의 대면 친교도 어려워질 것이다. 마스크를 쓴 채로, 서로서로 떨어져 필요한 예배 의식에만 참여하게 될 텐데, 말은 공동체라 하면서도 공동체적인 모습은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여러 측면에서 살필 때, 코로나 19 사태 이후로 대두될 사회적 양상은 개인 고립화 또는 고독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사태로 각자의 집에서 개인적인 격리 생활을 수용하고, 가족 단위로 자가 보호, 자가 격리로 말미암아 새로이 만들어지는 일상의 변화가 감지된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최근 분당 새에덴교회에서 전국의 800여 명의 목회자가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 19 이후 직면할 위기 분석과 한국교회 세움 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에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담임)가 발제한 내용에 따르면, ‣대면적 관계 단절, 개인주의와 자기 중심성 문화 ‣가족 중심의 새로운 일상(뉴노멀)의 변화 ‣집단성, 공동체성이 해체되고 온라인, 가상공간의 문화 형성 ‣다운사이징(축소화)사회로 소상공인들의 생존경쟁(서바이벌)의 삶 ‣문화예술적이고 종교적인 활동보다는 육체적 건강 우선순위의 삶으로 변화와 함께 글로벌한 사회보다는 국가 이기주의의 사회로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 주목하게 된다. 지금, 예측 가능한 일보다는 훨씬 더 세상은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이미 연초에 본지는 전혀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가는 사태에 대한 영적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 길에 가야한다

사실, 지난달부터 본지가 새롭게 시작한 사역이 있다. 그것은 유크채널이라고 하는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일이다. 그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나름 심혈을 기울여 제대로 만들어보고자 노력을 가했고, 그 결과로 최근까지 4편의 테마를 영상으로 작업해 올리게 됐다. 그리고 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고민과 생각을 거듭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말 감사한 일은, 이 사역의 귀중함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말미암아 여실히 세상에 입증이 됐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성명 가운데 ‣코로나19과 같은 감염병 상황이 이번으로 끝이 아니다 ‣21세기의 인류 전체가 그렇지만 한국 교회도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일상(New Normal)을 준비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삶의 구조가 예배를 비롯한 목회 구조 전반에 깊이 연관될 수밖에 없을 것 ‣이런 상황에서 교회의 규모와 관계없이 사역 전반에서 온라인 구조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이유가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목회 사역이 미디어로 확장이 되어야 할 필연적인 이유를 만들어준 계기는 바로 우한 폐렴 사태이다. 뜻하지 않게 이런 일로 전 세계적인 대변화가 시작된 것이고 보면, 하나님의 뜻이 어디로 향하고 계시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런데 문제 또한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성도와 성도, 목회자와 성도 사이에 있어야 할 친밀한 교제와 나눔의 통로가 될 눈과 눈, 입과 귀, 오감을 주고받는 정서가 약화하면서 냉랭한 사이버 공간을 격하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이 간격을 최대한 좁히고, 인격적인 교제와 더불어 공감을 나누며 영적인 교감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떠오른다.
교회론적으로 볼 때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현실로 점차 굳어지는 게 아닐지… 개인적인 공간에서 자기 나름대로 방식의 예배가 더 선호될는지도 모른다. 미래가 불확실한 가운데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맞닥뜨리게 됐다. 이런 길을 가야하고, 가야만 한다. 결국 영적 감성의 시대를 맞이했다. 영적 감화와 감동 없이 이 메마른 시대, 사이버 공간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겠는가? 기도할 때이다.

이달의 말씀 ㅣ디모데후서 3:1-5

네가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리니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긍하며 교만하며 훼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치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참소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 아니하며 배반하여 팔며 조급하며 자고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는 자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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